2021. 12. 8.
특히 테크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경우 능력있는 개발자를 직원으로 뽑는다는 것은 쉽지않은 일이다. 요새는 직원으로 "뽑는다"는 표현보다 "모셔온다"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특히 구인난이 심하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개발자를 정직원으로 뽑는 것보다 처음부터 외주 개발업체와의 기술개발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프로젝트를 외주에 맡기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정규 직원으로 뽑는 것에 비하여 시간당 단가는 높겠지만 정해진 기간 동안에만 비용을 지급할 수 있고 계약이 종료된 후에는 언제든지 외주업체를 변경할 수도 있으며 보다 더 전문성 있는 인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에 외주용역 업체와의 계약관계가 분명하지 않을 경우 개발일정이나 결과물의 품질, 지식재산권(IPR)의 귀속, 비밀유지의무, 그리고 보증의무 등에서 분쟁이 발생할 소지가 있으며, 외부의 독립계약자(independent contractor)가 아닌 종업원(employee)으로 간주될 리스크가 있음을 항상 주의할 필요가 있다. 외주 용역계약서 포함시킬 필수적인 조항들 다음의 내용들은 외주 용역계약서를 작성하거나 리뷰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확인을 할 필요가 있는 대표적인 조항들을 나타낸 것이다. 1. 결과물에 대한 명확한 정의 계약에 따른 최종 산출물이 소프트웨어와 같은 무형적인 결과물인 경우, 과연 이 결과물이 계약 당시 서로가 합의한 결과물이 맞는지에 대한 다툼이 생각보다 많이 발생한다. 개발을 한 업체측의 입장에서는 정상적으로 구동이 되는 결과물을 전달한 이상 계약상 의무의 이행을 완료하였다고 주장하는 반면에, 개발을 의뢰한 입장에서는 단순히 정상구동의 수준을 넘어서 본인들이 기대한 일정 수준 이상의 퀄리티를 기대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당 사무실의 고객 회사중 한 곳도 외주 개발자와 외주용역을 진행하면서 이메일 상으로만 아주 간단하게만 결과물에 대한 정의를 하고 개발을 진행하였다가, 그 결과물이 실제로 본인의 상거래 시스템 상에서 호환이 되지 않아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사례가 있었다. 당연히 고객분은 개발자에게 재작업을 요청했으나 개발자는 본인의 컴퓨터에서는 정상적으로 작동되니 더 이상 작업을 할 수 없으며, 추가 작업을 원할 경우에는 추가 비용을 요구하면서 서로 분쟁이 생긴 케이스였다. 일반적으로 계약법상 중등품질(fair average quality) 이상의 결과물을 제공한 이상 계약상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업무를 의뢰한 측의 시스템에 호환되어 정상적으로 작동할 것을 계약시점에 별도로 합의한 것이 아닌 이상 완벽히 내 입맛에 맞는 결과물을 가져올 때까지 재작업을 요구하기는 애매한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따라서 계약서 작성시, 보통 결과물에 대한 상세 사양(specifications)들을 계약서의 첨부(exhibit)에 별도로 작성해두는 것을 권한다. 그리고 이 사양서는 최대한 구체적으로 결과물이 만족해야 할 사양들을 명시함은 물론 각종 테스트 조건들을 미리 합의하여 작성하는 것이 서로간의 분쟁을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된다.
2. 지식재산권(IPR)의 귀속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 중에 하나가 "내가 돈을 주고 개발을 맡겼으니 그 결과물의 모든 소유권은 당연히 내 것"이라는 생각이다. 내가 용역비를 지급하였다고 그 결과물이 당연히 내 것인것은 아니다. 따라서 반드시 계약서 상에 "본 용역을 통해 산출되는 모든 결과물의 무형적 지식재산권은 용역을 의뢰한 업체에게 귀속된다"와 같은 조항을 명시적으로 포함시켜야 하는 이유이다. 만약 이런 조항이 없는 경우라면 실제로 결과물을 생성한 외주업체 측이 원칙적으로 지식재산권(IPR)을 가지게 되므로 자유롭게 이를 사용하거나 외부의 제3자에게 라이선스를 주거나 공개할 수 있다. 비단 기술용역 계약의 경우에만 해당되는 내용은 아니다. 오늘날 사업체 간에 이루어지는 거의 모든 계약이 지식재산과 전혀 무관하다고 말하기 어렵고, 따라서 거의 모든 계약에서, 1) 기존의 지식재산권(IPR)의 소유권을 명시, 2) 신규로 생성된 지식재산권(IPR)의 귀속관계, 3) 기존 및 신규 지식재산권(IPR)에 대한 라이선스 여부 등을 다룰 필요가 있다. 3. 비밀유지의무 테크기업의 경쟁력은 그 회사만의 고유한 기술정보(영업비밀)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로부터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외주업체는 우리회사 직원이 아니라는 부분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다시 말해, 회사 내 취업규칙이나 사규 등의 적용의 대상이 아니라는 말이다. 결국 외주용역을 진행하면서 업체측으로 공유되는 정보들에 대하여 강력한 비밀유지의무를 부과하여야 하는 것이고 이를 외주 용역계약서에 명시해야 한다. 4. 종업원으로 간주될 리스크를 최소화시킬 조항 비록 계약서 상에 외부 개발자(특히 외부 업체가 아닌 개인 프리랜서 전문가)는 종업원(employee)이 아니라 독립계약자(independent contractor)임을 명시한다고 하더라도, IRS나 법원은 다양한 요소들을 판단하여 해당 개발자를 종업원으로 간주하고 고용인-피고용인관계로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이 간주될 리스크를 최소화시킬 수 있는 여러 조항들을 계약서에 포함시키는 것이 중요한데, 일반적으로 1) 개발자 본인이 자신의 노동시간과 업무를 수행할 장소를 결정할 수 있는 권리, 2) 개발자 본인이 업무 수행방식을 결정하고 통제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계약서에 표시해두는 것이 좋으며, 3) 용역대금의 지급방법도 가급적이면 시간당 얼마 또는 월급제가 아닌 프로젝트별 계약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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